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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정보만세 - 폐암 4기 환자의 치료 기록 MY정보만세 – 폐암 4기 환자의 치료 기록
환자로 치료받으며 직접 겪은 진단과 치료 과정, 그리고 다시 일상을 찾아가는 경험을 기록한 블로그 입니다.

폐암 4기 치료 중 다시 ‘일’을 생각하게 됐을 때, 제가 새로 정한 기준

읽는 시간 약 10분 조회 21

폐암 4기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갈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정확히 어떤 폐암인지 확인하고, 필요한 검사를 받고,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일을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지보다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가 먼저였습니다.

그런데 치료를 시작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에는 없던 질문이 생겼습니다. “이제 나는 무엇을 하면서 지내야 할까?” 폐암 진단 직후에는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였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생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그 질문 속에서 제가 ‘일’을 바라보는 기준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적은 개인 기록입니다.

이 글은 암 치료 중 언제 직장에 복귀해야 하는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글이 아닙니다. 암의 종류, 치료 방법, 몸 상태, 직업의 특성이 모두 달라서 제가 다른 환자의 기준을 정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의료인이 아닙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 살아야 한다는 생각만 하던 때와 다시 생활을 생각하게 된 때의 차이
  • 일에서 얻었던 것이 수입만은 아니었다는 것
  • “할 수 있는가”에서 “무리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가”로 바뀐 기준
  • 예전의 나로 돌아가는 대신 지금의 생활을 다시 만든다는 생각

꼭 읽어 주세요. 이 글은 환자 한 사람의 경험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치료 중 일이나 활동의 종류, 양, 시기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서 정해 주세요. 제 방식이 다른 환자에게 맞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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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한다는 생각뿐이던 때에는 일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폐암 진단 전까지 일은 제 생활에서 아주 큰 부분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가족을 책임지는 것은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일상이었습니다. 그런데 폐암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 생활은 갑자기 멈췄고, 제 하루를 결정하는 것은 일이 아니라 병원이 됐습니다. 다음 검사가 언제인지, 결과는 언제 나오는지,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가 먼저였습니다.

당시 제가 인터넷에서 가장 먼저 찾아본 것도 다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폐암 4기 생존기간’과 ‘생존율’이었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지를 생각하기 전에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을지부터 알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 마음은 정해진 하루에 관한 글에도 적었습니다.

EGFR Exon 19 변이가 확인되고 의료진과 상의해 표적치료를 시작한 뒤에는 약 복용, 정해진 날의 검사, 식사, 걷기로 이루어진 생활이 반복됐습니다. 처음에는 그 중심에 암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생활이 몇 달씩 이어지면서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암이 사라져서가 아니라, 하루 24시간을 계속 암만 생각하며 지낼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병원에 가지 않는 날도 있었고 식사와 걷기를 마치면 남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영상을 보거나 미국의 가족과 통화하며 쉬었는데, 시간이 지나자 하루를 보내는 것만으로는 만족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때서야 제가 오랫동안 ‘일하는 사람’으로 살아왔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일에서 얻었던 것은 수입만이 아니었습니다

암 진단 전에는 일이 힘들어 쉬고 싶었던 날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일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자 제가 일에서 얻은 것이 수입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은 하루에 순서를 만들어 줬고, 하나씩 끝내는 과정에서 하루가 채워졌으며, 누군가에게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암환자가 된 뒤에는 그 역할이 한동안 사라졌습니다. 해야 할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약을 챙기고, 병원에 가고,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일은 오히려 많았습니다. 다만 그것들은 모두 환자로서 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어느 순간 환자로서 해야 하는 일 말고도, 내가 선택해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할 수 있는가”에 질문 하나가 더 생겼습니다

그렇다고 예전의 방식으로 바로 일을 시작하고 싶었던 것은 아닙니다. 치료를 받으며 몸 상태가 처음보다 나아졌다고 느끼고 걷는 생활도 이어 가고 있지만, 겉으로 괜찮아 보이는 것과 치료가 끝났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도 약을 복용하고 정기검사를 받고 있고, 다음 검사 결과도 미리 알 수 없습니다.

암 진단 전지금
“이 일을 할 수 있는가?”“이 일을 무리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가?”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할 수 있는가얼마나 오래 이어 갈 수 있는가
필요하면 몸이 힘들어도 참고 함병원 일정이 있는 날은 줄이고, 피곤한 날은 쉴 수 있어야 함

하루 무리해서 일한 뒤 며칠을 쉬어야 한다면 지금의 저에게 맞는 방식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저에게는 얼마나 많이 할 수 있는지보다 얼마나 오래 계속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됐습니다. 치료를 포기하면서까지 일을 할 이유도, 일을 하기 위해 몸 상태를 무시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치료와 일을 서로 경쟁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생활백서에도 무리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평소에 하던 일은 가급적 스스로 해결하면서 가능한 한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몸과 마음에 좋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다만 ‘무리가 되지 않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사람마다, 치료 단계마다 달라서 저는 담당 의료진과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예전 일을 그대로 되찾는 대신 지금 계속할 수 있는 일을 찾았습니다

그 기준으로 생각하다 보니 컴퓨터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눈에 들어왔고, 그중 하나로 시작한 것이 지금의 블로그입니다. 글쓰기는 제 생활에 맞춰 조절할 수 있습니다. 병원에 가는 날에는 쉬거나 적게 하고, 몸이 피곤하면 중간에 멈추고, 컨디션이 괜찮은 날에는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하던 일과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지만,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확인해 글 한 편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다시 하루에 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저에게는 그것이 생각보다 큰 변화였습니다. 블로그를 쓰는 이유와 원칙은 별도의 글에 적었습니다.

이 글에서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블로그 자체가 아닙니다. 치료 중에도 ‘환자로서 해야 하는 일’과는 별개로 제가 선택한 일이 하나 있다는 것이 하루의 느낌을 바꿨다는 점입니다.

다시 일을 생각한다는 것은 다시 미래를 생각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처음 폐암 4기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먼 미래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검사 결과와 다음 진료에서 어떤 말을 듣게 될지가 더 중요했습니다. 그런데 치료를 계속하면서 다음 검사뿐 아니라 다음 달, 몇 달 뒤를 생각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이런 질문도 합니다. “다음에는 어떤 글을 쓸까?”, “지금의 몸으로 계속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언젠가 미국의 가족에게 돌아가면 무엇을 하고 싶을까?”

물론 계획이 그대로 이루어진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지금도 폐암 치료 중이고 앞으로의 검사 결과에 따라 계획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과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은 다른 문제였습니다. 저에게는 그런 생각을 다시 할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큰 변화입니다.

암 진단 전으로 돌아가는 대신 지금의 생활을 다시 만들고 있습니다

몸이 좋아지면 진단 전의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치료를 이어 오면서 꼭 과거와 똑같아지는 것만이 회복된 생활은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지금도 책임감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현재의 저에게는 치료 일정과 정기검사, 매일 복용하는 약이 있고, 컨디션이 좋은 날도 피곤한 날도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무시하면서까지 예전 생활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목표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 하루에 열 가지 일을 했다면 지금은 다섯 가지를 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다섯 가지를 하고 다음 날에도 생활을 이어 갈 수 있는지입니다. 저는 이것을 포기라고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계속 살아가기 위해 기준을 다시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움을 받는 사람이 된 마음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도 적었습니다.

마무리: 처음에는 살아야 한다고, 지금은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다음에는 치료를 잘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치료를 이어 가면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생각합니다. 저는 환자이면서 남편이고 아버지이며 가족의 일원이고 친구입니다. 병원에 가는 날에는 환자로 진료를 받고, 정해진 시간에는 약을 복용하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글을 쓰는 사람이 됩니다. 저는 그 시간이 좋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지, 제 치료가 어떻게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먼 결과를 미리 정해 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오늘 하고 내일 다시 이어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제 개인 경험이며 모든 환자에게 같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치료 중 일이나 활동에 관한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주세요. 마음이 너무 힘들 때는 마음의 전문가에게 상담을 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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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작성자: 폐암 4기 진단 후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환자 본인입니다. 이 글은 의료진의 진단이나 치료 권고, 전문 상담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작성자 정보
이 글은 폐암 진단 후 실제 치료 과정을 경험하고 있는 환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진단과 검사, 치료 과정에서 직접 겪고 느낀 내용을 기록하며, 같은 상황을 경험하는 분들에게 작은 참고가 될 수 있도록 개인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정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의료정보 안내
이 글은 작성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료진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암의 상태와 검사 방법, 치료 과정, 약물 복용 및 생활관리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개인의 진료와 치료에 관한 사항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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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4기 진단 후 현재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환자로, 제가 실제로 경험한 진단·검사·치료 과정과 그 과정에서 확인한 정보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의료인이 아니며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내용은 담당 의료진과 공식 의료기관의 정보를 우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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