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4기라는 말만 들렸던 제가, 조직검사 결과의 ‘선암’을 이해하기까지
폐암 4기 선암 진단, 폐암·비소세포폐암·선암의 차이를 환자가 이해한 과정
폐암 진단을 받기 전의 저는 폐암에 여러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거의 알지 못했습니다. 저에게 폐암은 말 그대로 ‘폐에 생기는 암’이었고,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이 무엇인지도, 선암이라는 말도 들어본 기억이 거의 없었습니다. 영상검사에서 폐암이 의심된다는 것과 조직으로 암의 종류를 확인한다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조직검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의료진이 ‘선암’이라는 말을 했을 때, 저는 이미 들은 폐암 외에 새로운 암이 하나 더 발견된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주 기본적인 오해였지만, 당시의 저는 폐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갑자기 환자가 된 사람이었습니다. 이 글은 선암에 관한 의학정보를 나열하는 글이 아니라, 제가 조직검사에서 선암이라는 말을 처음 듣고 그 말이 제 폐암에서 무엇을 뜻하는지 하나씩 이해하게 된 과정을 기록한 개인 경험입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 입원 4일째 ‘비소세포폐암 선암’이라는 설명을 들었을 때의 상황
- 폐암 → 비소세포폐암 → 선암으로 놓고 이해한 방법
- 선암과 4기는 서로 다른 정보라는 것
- 검사마다 확인하려는 내용이 달랐다는 것
- 같은 선암이라도 환자마다 다르다는 점
꼭 읽어 주세요. 이 글은 의료 전문가가 아닌 환자 한 사람의 경험입니다. 저는 병리 슬라이드를 직접 보거나 병리보고서를 혼자 해석한 것이 아니라, 의료진에게 결과를 설명 들은 환자입니다. 진단과 치료에 관한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주세요.

입원 4일째, 처음 ‘비소세포폐암 선암’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제 폐암은 한국에서 받은 건강검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폐에 물이 찬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을 들었고, 이후 입원해 가슴에 관을 넣어 흉수를 뺐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첫날 약 1,200mL가 나왔고, 흉수 검사에서 암세포가 확인되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병원을 옮겨 PET-CT를 받았고, 흉강경 수술로 조직을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입원 4일째쯤 조직검사 결과로 ‘비소세포폐암 선암’이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와 함께 DNA 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당시의 저는 ‘선암’이라는 단어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제 머릿속에서 가장 큰 말은 ‘폐암 4기’였기 때문입니다. 설명은 들었지만 그 의미를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진단을 듣는 것과 진단을 이해하는 것은 전혀 다른 과정이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결과를 들었고, 그 결과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나중에 하나씩 이해했습니다. 처음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 며칠 사이에 그 많은 내용을 모두 이해하는 것이 오히려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금은 생각합니다.
‘폐암 → 비소세포폐암 → 선암’으로 순서대로 놓고 보니 이해되었습니다
선암을 듣고 가장 먼저 궁금했던 것은 단순했습니다. “폐암과 선암은 서로 다른 것인가?” 공식 자료를 찾아보고서야 기본 구조를 알게 되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의 ‘암에 대한 바른 이해’ 폐암 안내에 따르면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나뉘며, 폐암의 80~85%가 비소세포폐암입니다. 비소세포폐암은 다시 편평상피세포암, 선암(샘암), 대세포암 등으로 나뉩니다.
제가 가장 쉽게 이해한 방법은 복잡한 내용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순서대로 놓고 보는 것이었습니다. 폐암 → 비소세포폐암 → 선암. 이렇게 놓고 보니 처음 들었을 때 뒤엉켜 있던 말이 정리되었습니다. 폐암과 선암이라는 두 종류의 암이 따로 생긴 것이 아니라, 제가 진단받은 폐암을 더 구체적으로 분류했을 때 비소세포폐암에 속하는 선암이라는 의미였습니다.
‘선암’과 ‘4기’는 서로 다른 정보를 설명하는 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폐암, 비소세포폐암, 선암, 4기라는 단어가 거의 동시에 들려서 모두 같은 내용을 조금씩 다르게 표현하는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선암은 제가 진단받은 폐암이 ‘어떤 종류인가’를 설명하는 말이고, 4기는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 있는가’를 설명하는 병기였습니다. 그러니 선암이라서 4기인 것도, 4기 폐암이면 모두 선암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앞서 소개한 안내에 따르면 비소세포폐암의 병기는 종양의 크기와 침윤 정도, 림프절 전이, 원격전이를 조합한 TNM 분류로 1~4기로 나뉩니다. 4기는 반대편 폐엽으로 전이되었거나 악성 흉수가 있거나, 뇌·뼈·간·부신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흉수에서 암세포가 확인되었고 뼈에도 병변이 확인되었으며, 여러 검사 결과를 종합한 뒤 의료진에게 4기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병리검사에서 선암을 들은 것과 여러 검사 결과를 종합해 4기라는 설명을 들은 것은 서로 다른 과정이었던 셈입니다.
영상에서 이상을 보는 것과 조직에서 선암을 확인하는 것은 같은 검사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건강검진 X-ray와 CT, 흉수 검사, PET-CT, 조직을 확보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이미 암이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검사를 계속하지?”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검사마다 확인하려는 내용이 달랐습니다. 영상검사로 폐의 이상과 흉수를 확인했고, 흉수 검사에서 암세포가 확인되었으며, 조직을 확보한 뒤 병리검사 결과로 비소세포폐암 선암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들었습니다. 국가암정보센터 안내에도 흉부 X선, CT 등의 검사가 암인지 아닌지를 가리고 암이라면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저는 병리 슬라이드를 직접 보고 암세포를 판별한 사람이 아니고, 병리보고서를 혼자 해석해 제 암이 선암이라고 결정한 것도 아닙니다. 의료진에게 결과 설명을 듣고 어떤 종류의 폐암으로 진단되었는지 알게 된 환자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결과지에서 눈에 띄는 단어를 보고 바로 검색하기보다, 의료진의 설명과 함께 ‘이 결과가 제 경우에는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먼저 확인하려고 합니다.
같은 선암이라도 환자마다 상황이 다릅니다
선암의 의미를 이해하면서 다른 환자의 이야기를 읽는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인터넷에서 ‘폐선암’이라는 단어만 같으면 저와 비슷한 환자라고 생각하기 쉬웠습니다. 하지만 같은 선암이라는 진단을 받아도 병기가 다를 수 있고, 병이 확인된 범위도, 이후 검사 결과와 치료 방법도 같다고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진단명 한 단어만으로 제 상황을 다른 사람과 직접 비교하지 않습니다. 선암이 다른 폐암보다 나은지 나쁜지 한 단어로 결론을 내리려 하기보다, 현재 제 검사에서 무엇이 확인되었고 그것이 치료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이해하려고 합니다.
선암을 이해했다고 진단 과정이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어서 유전자검사가 필요했습니다. 제 경우 처음 검사에서는 치료와 바로 연결할 수 있는 변이가 확인되지 않았고, 추가 혈액검사를 받은 뒤 정확히 2주 만에 EGFR Exon 19 변이가 확인되어 의료진과 상의해 표적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은 별도의 글에 자세히 기록했습니다. 제가 선암이고 EGFR 변이가 확인되었다고 해서 선암 환자에게 항상 같은 변이가 있다는 뜻은 아니며, 선암이면 모두 같은 치료를 받는다는 뜻도 아닙니다.
마무리: 선암이라는 두 글자부터 제 폐암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폐암 환자가 되기 전의 저는 선암이라는 말도, 비소세포폐암이라는 말도, 조직형과 병기가 서로 다른 정보를 설명한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모르는 단어가 하나 나올 때마다 새로운 문제가 하나 더 생기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하나씩 이해하면서 정리되었습니다. 제 경우에는 폐암이었고, 조직학적으로는 비소세포폐암에 속하는 선암이라는 설명을 들었으며, 여러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4기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지금 처음 진단받은 날로 돌아간다면 모든 의학용어를 한꺼번에 공부하려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신 진료실에서 먼저 이렇게 물어볼 것 같습니다. “제 검사 결과에서 선암이라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선암은 처음에는 또 하나의 무서운 병명처럼 들렸지만, 지금은 제가 어떤 종류의 폐암으로 진단받았는지를 설명하는 정보 가운데 하나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폐암 → 비소세포폐암 → 선암. 지금 보면 매우 간단한 구분이지만, 저에게는 이 구분을 이해한 순간부터 막연하게 무섭기만 했던 ‘폐암’이라는 말 안에서 제가 어떤 폐암으로 진단받았는지를 알아 가는 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글은 제 개인 경험이며 모든 환자에게 같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폐암 4기 진단 후 첫 질문은 “몇 기인가요?”였습니다, 환자의 질문이 달라진 과정
- 첫 유전자검사에서 변이가 확인되지 않았을 때, 추가 검사를 결정한 과정
- 폐암 4기 진단부터 치료까지 한눈에 정리한 글
참고자료
- 보건복지부·국립암센터, 암에 대한 바른 이해: 폐암: https://cancer.go.kr/download.do?uuid=3933e728-3a6b-4c00-bd11-d84fc91d4dbb.pdf
- 국가암정보센터, 비소세포폐암(병기): https://www.cancer.go.kr/lay1/program/S1T211C223/cancer/view.do?cancer_seq=4061&menu_seq=20527137
작성자: 폐암 4기 진단 후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환자 본인입니다. 이 글은 의료진의 진단이나 치료 권고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작성자 정보
이 글은 폐암 진단 후 실제 치료 과정을 경험하고 있는 환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진단과 검사, 치료 과정에서 직접 겪고 느낀 내용을 기록하며, 같은 상황을 경험하는 분들에게 작은 참고가 될 수 있도록 개인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정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의료정보 안내
이 글은 작성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료진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암의 상태와 검사 방법, 치료 과정, 약물 복용 및 생활관리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개인의 진료와 치료에 관한 사항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