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4기 검사 결과를 의사 선생님 설명보다 먼저 봤을 때, 멀리 있는 가족에게 말하는 방법
폐암 4기 치료를 받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 가운데 하나는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아직 담당 의사 선생님의 설명은 듣지 못한 시간이었습니다.
병원 시스템에서 결과를 먼저 볼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 미국에 있는 가족이 묻습니다. “오늘 결과 어떻게 나왔어?”
이 글은 폐암 4기 환자인 제가 그 질문에 어떻게 답하게 됐는지, 그리고 한국에서 치료받고 가족은 미국에 있는 상황에서 검사 결과를 전하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적은 개인 기록입니다. 저는 의료인이 아니며, 이 글은 검사 결과를 해석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글이 아닙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 진단 초기에 “괜찮아”라는 말로 가족을 안심시키려 했던 때
- 검사 결과를 보는 것과 해석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과정
- “결과는 나왔는데 아직 설명을 못 들었어”라고 말하게 된 이유
- 가족에게 설명하면서 제가 모르는 것이 보였던 경험
꼭 읽어 주세요. 이 글은 환자 한 사람의 경험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검사 결과의 의미와 치료 계획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의 설명으로 확인해 주세요. 가족과 소통하는 방식도 가정마다 다릅니다.
처음에는 정확하게 설명하기보다 “괜찮아”라고 말했습니다
폐암 4기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미국에 있는 가족에게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부터 막막했습니다. 가족은 저와 함께 진료실에 들어갈 수 없어서, 제가 먼저 내용을 이해한 뒤 다시 전달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저 자신도 4기라는 말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고, 가족이 묻는 어느 정도인지,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에는 저도 답을 모르는 것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정확하게 설명하기보다 가족을 안심시키는 데 신경을 썼습니다. “병원 다녀왔어. 괜찮아.”, “검사받았어. 너무 걱정하지 마.” 지금 돌아보면 제가 아무렇지 않아서 한 말은 아니었습니다. 저도 두려웠고 가족이 걱정할 것이 먼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의 대화는 대답하기 어려웠던 말과 편했던 말에도 적었습니다.
숫자가 먼저 보여도, 그 뜻은 의사 선생님 설명을 들어야 알 수 있었습니다
치료가 시작된 뒤에도 불확실한 시간이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정기적으로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를 받았고, 그때마다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초기에는 검사표의 숫자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진단 당시 높게 나왔던 수치가 기억에 강하게 남아서 혈액검사 결과가 나오면 그 항목부터 찾아봤고, 다른 항목에 H나 L 표시가 있으면 그것도 신경 쓰였습니다.
병원 시스템에서 결과를 제가 먼저 볼 수 있어도, 담당 의료진의 설명을 듣기 전에는 저도 그 의미를 정확히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숫자를 보고 인터넷을 검색해 나름대로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이해한 내용을 가족에게 전하면 그것이 마치 의료진에게 들은 판단처럼 전달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검사 결과를 보는 것과 해석하는 것은 다른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숫자를 볼 수 있다고 해서 그 숫자가 제 전체 치료 상황에서 무엇을 뜻하는지 제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영상검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이전 영상과 비교해 달라 보인다고 느끼는 것과, 의료진이 다른 검사 결과까지 함께 보고 판단하는 것은 다릅니다. 검사 결과 숫자에 하루가 흔들렸던 경험은 CEA 수치에 관한 글에 적었습니다.
“결과는 나왔는데 아직 의사 선생님 설명을 못 들었어”라고 말합니다
지금은 아직 의료진의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 가족에게도 그대로 이야기합니다. “결과는 나왔는데 아직 의사 선생님 설명을 듣지 않았어.” 처음에는 이렇게 말하면 가족이 더 걱정할 것 같았고, 제가 먼저 답을 찾아야 할 것처럼 느꼈습니다. 지금은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제가 답을 만들어 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확인된 것은 확인된 만큼 이야기하고, 아직 판단할 수 없는 것은 기다립니다. 저에게는 모른다고 말하는 것도 정확하게 전달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 상황 | 예전의 제 말 | 지금의 제 말 |
|---|---|---|
| 설명을 듣고 나온 뒤 | “괜찮대.” | “이번 검사에서는 이렇게 설명을 들었어.” |
| 결과는 나왔는데 설명 전 | 제가 찾아본 내용을 근거로 짐작해서 말함 | “아직 의사 선생님 설명을 듣지 않았어.” |
| 가족이 제가 모르는 것을 물을 때 | 아는 범위에서 어떻게든 답하려 함 | “그 부분은 나도 아직 몰라. 다음 진료 때 물어볼게.” |
| 치료가 이어질 때 | “앞으로도 괜찮을 거야.” | “지금은 같은 치료를 계속하기로 했어. 다음에는 이 검사를 받기로 했어.” |
제가 앞으로의 치료와 다음 검사 결과를 미리 알 수 없는 것처럼, 가족의 걱정을 완전히 없애 줄 수도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모르는 미래까지 “괜찮을 거야”라고 말하려 하면 오히려 제가 더 부담스러웠습니다. 지금도 실제로 괜찮은 날에는 그렇게 말합니다. 다만 걱정되는 날까지 무조건 괜찮다고 말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국가암정보센터의 마음가짐 안내에도 가까운 사람, 특히 서로 존중하고 믿는 사람에게는 걱정거리를 비밀로 하지 않는 것이 좋고, 감정을 무조건 억누르기보다 올바르게 표현하려 노력하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저에게 “아직 모른다”는 말은 걱정을 숨기지 않으면서 사실만 전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가족에게 설명하다 보니 제가 무엇을 모르는지도 보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일반 외래진료를 대부분 혼자 다니고, 진료가 끝나면 가족과 통화합니다. 처음에는 진료실에서 잘 들어야 한다는 부담에 집에 돌아가 다시 설명해야 한다는 부담까지 더해졌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가족에게 설명하는 시간이 제 진료 내용을 다시 정리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들은 내용을 설명하다 보면 정확히 이해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자연스럽게 나뉘었습니다. 가족이 “그건 왜 그런 거야?”처럼 제가 생각하지 못한 질문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제가 알면 설명하고, 모르면 모른다고 말한 뒤 다음 진료 때 물어봅니다. 그러면 다음 진료에서 확인할 질문이 하나 더 생깁니다.
진료실에서 들은 설명이 집에 오면 정확히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어서, 궁금한 것이 생기면 휴대전화 메모에 적기 시작했습니다. 진료 전에 질문을 다시 확인하고,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가능하면 그 자리에서 다시 물어봅니다. 설명을 다시 확인하려고 기록할 때는 의료진에게 먼저 허락을 구했습니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암 치료 이해하기 안내에도 질문할 목록을 적어 가고 의사의 설명을 수첩 등에 메모하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병원 준비 습관은 병원에 가기 전 준비에 관한 글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다만 병원에서 들은 모든 의학적 내용을 빠짐없이 가족에게 보고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이 궁금해하는 것은 결국 제가 지금 어떤 치료를 받고 있고 현재 어떻게 지내는지입니다. 저도 이제 통화를 검사 결과를 보고하는 시간이라기보다 서로의 상황을 나누는 시간으로 생각합니다.
병원 이야기가 끝나면 다시 평범한 대화로 돌아갑니다
진단 직후에는 대화 대부분이 암과 병원 이야기였습니다. 새롭게 겪는 일이 너무 많았으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치료가 일상의 일부가 되면서 모든 통화가 암 이야기로 끝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병원 이야기를 한 뒤에는 미국에서 가족이 어떻게 지내는지 듣고, 아이들 이야기를 하고, 제가 한국에서 무엇을 먹었는지 이야기합니다. 어떤 날은 병원 이야기를 몇 분만 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평범한 이야기로 보내기도 합니다. 폐암이 제 생활 안에 있다는 것과 제 생활 전체가 폐암으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고, 저는 폐암 환자이면서 남편이고 아버지이기 때문입니다. 가족이 한국에 왔던 3일과 그 뒤 영상통화의 변화는 가족이 다녀간 뒤의 글에 적었습니다.
마무리: 가족에게 암을 알리는 일은 한 번의 전화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가족에게 폐암을 알리는 순간이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뒤의 대화가 훨씬 길었습니다. 조직검사 결과, 유전자검사 결과, 치료 시작, 정기검사 결과를 나눌 때마다 새로운 설명이 필요했고, 한국에서 치료받는 저와 미국에 있는 가족 사이의 이런 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이야기해야 가족이 덜 걱정할까?”를 먼저 생각했다면, 지금은 “오늘 병원에서 내가 정확하게 확인한 것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합니다. 확인한 것은 확인한 만큼 이야기하고, 설명을 듣지 못한 것은 기다리고, 이해하지 못한 것은 다음 진료에서 다시 묻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합니다. 제가 가족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모든 걱정을 없애 주는 것이 아니라 제가 확인한 내용을 솔직하게 나누고 아직 모르는 것은 함께 기다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제 개인 경험이며 모든 환자와 가족에게 같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가족과의 대화나 감정이 너무 힘들 때는 의료진이나 마음의 전문가에게 상담을 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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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국가암정보센터, 암환자 생활백서 > 마음가짐 > 마음가짐과 생활태도: https://cancer.go.kr/lay1/S1T327C328/contents.do
- 국가암정보센터, 내가 알고 싶은 암 > 치료 > 치료원칙 > 암 치료 이해하기: https://www.cancer.go.kr/lay1/S1T283C284/contents.do
작성자: 폐암 4기 진단 후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환자 본인입니다. 이 글은 의료진의 진단이나 치료 권고, 전문 상담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작성자 정보
이 글은 폐암 진단 후 실제 치료 과정을 경험하고 있는 환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진단과 검사, 치료 과정에서 직접 겪고 느낀 내용을 기록하며, 같은 상황을 경험하는 분들에게 작은 참고가 될 수 있도록 개인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정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의료정보 안내
이 글은 작성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료진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암의 상태와 검사 방법, 치료 과정, 약물 복용 및 생활관리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개인의 진료와 치료에 관한 사항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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