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진단 후 EGFR·ALK·ROS1을 처음 봤습니다, 제 치료가 달라진 것은 EGFR Exon 19였습니다
EGFR·ALK·ROS1, 폐암 진단 후 암호 같던 알파벳을 이해해 간 환자의 기록
폐암 4기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EGFR, ALK, ROS1이라는 이름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암 진단 과정이 이렇게 많은 영어와 숫자를 만나는 일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몸에 이상이 있으면 검사를 받고, 암인지 확인한 뒤 암이라면 치료를 시작한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조직검사에서 비소세포폐암 가운데 선암이라는 설명을 들은 뒤부터 새로운 용어가 계속 나왔습니다. EGFR, ALK, ROS1에 이어 Exon 19라는 숫자까지 등장했습니다. 처음에는 암의 종류인지, 검사 이름인지, 약 이름인지도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제게 확인된 것은 EGFR Exon 19 변이였고, 의료진과 상담한 뒤 타그리소 80mg 표적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폐암 진단 후 암호처럼 보이던 알파벳을 하나씩 이해해 간 한 환자의 개인 경험입니다. 저는 의료인이 아니며 유전자검사 결과를 해석하거나 치료를 권할 수 없습니다. 검사 과정과 비용은 다른 글에 적었고, 이 글은 ‘용어와 결과를 대하는 방식’에 집중합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 EGFR·ALK·ROS1을 처음 봤을 때 구분하지 못했던 것
- 이 세 가지가 폐암 유전자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
- ‘유전자 변이’라는 말을 듣고 가족을 걱정했던 경험
- 결과를 ‘좋은 변이, 나쁜 변이’로 나누지 않으려는 이유
- 결과지를 받으면 의료진께 묻고 싶은 질문
꼭 읽어 주세요. 이 글은 의료 전문가가 아닌 환자 한 사람의 경험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어떤 유전자검사를 받을지, 결과가 치료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병기와 검사 결과,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지며 반드시 담당 의료진이 판단합니다.

폐암 안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을 조직검사 뒤에 알았습니다
저는 흉강경으로 흉막에서 조직을 채취하는 검사를 받았고, 결과에 대한 설명에서 비소세포폐암 가운데 선암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선암이라는 이름이 나오면 치료도 자연스럽게 정해지는 줄 알았지만, 그다음 과정이 남아 있었습니다. 암세포에 치료 선택과 관련될 수 있는 특징이 있는지를 추가로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조직검사 자체를 이해한 과정은 다른 글에 적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조직검사와 유전자검사는 같은 질문을 반복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조직검사는 ‘어떤 종류의 폐암인가’를, 유전자검사는 ‘치료 선택과 연결될 수 있는 특징이 있는가’를 알아보는 단계였습니다.
EGFR·ALK·ROS1, 처음에는 모두 비슷해 보였습니다
영어 약자로 적혀 있으니 세 개가 다 비슷해 보였습니다. 국가암정보센터의 폐암 치료 안내를 읽어 보니 표적 항암치료제는 암을 일으키는 특정 유전자나 단백질을 저해하는 약이고,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에서 효과적인 약이 있다고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또 ALK 유전자의 변형이 있는 환자에게 효과를 보이는 약도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항암제를 선택하기 전에 유전자 검사가 필수라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 이름 | 제가 이해한 방식 |
|---|---|
| EGFR | 제게 확인된 유전자. 이 변화가 있는 경우에 쓰는 표적치료제가 있음 |
| ALK | 다른 유전자의 변형. 해당되는 환자에게 쓰는 약이 따로 있음 |
| ROS1 | 검사 설명에서 함께 들은 이름. 국가암정보센터 해당 페이지에서는 확인하지 못했음 |
위 표는 제 이해를 정리한 것이며 의학적 정의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EGFR·ALK·ROS1을 ‘폐암의 세 가지 유전자’라고 표현하지 않습니다. 제가 진단 초기에 처음 접한 대표적인 이름일 뿐, 실제로 무엇을 검사하는지는 폐암의 종류와 병기, 검사 방법, 당시 이용할 수 있는 치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이해합니다.
‘유전자 변이’라는 말을 듣고 가족도 걱정했습니다
처음 가장 헷갈린 것은 EGFR이라는 이름보다 ‘유전자’라는 단어였습니다.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다는 설명을 들으면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인지, 가족에게도 같은 변화가 있는지부터 생각하게 됩니다. 저도 암세포에서 확인하는 유전자 변화와 태어날 때부터 가진 유전적 변화를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제가 이해한 것은 ‘치료 선택을 위해 암세포에서 확인하는 유전자 검사’와 ‘가족에게 유전될 수 있는 암 위험을 알아보는 검사’는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만 제 결과가 가족과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는 제가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유전자 변이’라는 단어만 보고 가족에게도 같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혼자 확대하지 않고, 걱정되는 부분은 의료진께 확인하려고 합니다. 같은 ‘유전자검사’라는 표현이어도 무엇을 확인하려는 검사인지부터 아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혈액으로 하는 유전자검사도 처음에는 낯설었습니다
조직검사 뒤에 피를 뽑아 하는 Guardant360 검사를 받았고, ‘조직검사까지 했는데 왜 다시 피를 뽑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 검사를 받은 이유와 두 검사의 역할 차이, 혈액검사에서 변이가 안 나왔다고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은 이 글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제 결과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가온 말은 ‘EGFR Exon 19’였습니다
EGFR이라는 알파벳에 겨우 익숙해졌는데 Exon 19라는 숫자가 붙자 또 새로운 공부를 해야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결과는 앞에서 들은 용어들과 달리 실제 치료에 대한 설명과 연결됐습니다. 의료진과 검사 결과 및 치료 방향을 상담한 뒤 타그리소 80mg 복용을 시작했고, 그때 처음 조직검사 뒤에도 유전자검사를 받아야 했던 이유를 제 치료를 통해 이해했습니다. 검사 결과지의 알파벳과 숫자는 어려운 연구 자료가 아니라 제 암의 특징 가운데 치료 선택과 관련될 수 있는 정보였습니다.
그렇다고 환자가 결과지만 보고 치료를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결과라도 전체 상태와 치료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 실제 치료 선택은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EGFR 변이가 확인됐다고 ‘좋은 폐암’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됐습니다
EGFR 변이가 확인됐다고 하면 “그래도 표적치료제가 있으니 다행이다”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비슷하게 생각했고, 제가 복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있다는 사실이 당시에는 매우 큰 의미였습니다. 하지만 치료를 계속하면서 ‘좋은 변이’와 ‘나쁜 변이’로 단순히 나누는 표현은 조심하게 됐습니다. 저는 지금도 폐암 4기 환자로 정기 검사를 받고 매일 약을 복용하며, CT 결과를 기다릴 때는 긴장합니다. 제게 EGFR 변이가 확인됐다는 것은 중요한 분자적 특징이 확인됐고 그 결과가 특정 표적치료를 검토하는 데 활용됐다는 의미에 가깝고, 그 이상을 제가 확대해서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반대로 다른 환자에게 특정 변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환자의 치료 가능성이나 경과를 제가 판단할 수도 없습니다. 이 부분은 내성에 대한 글에서도 이어서 적었습니다.
결과를 ‘양성인가 음성인가’만으로 보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결과지를 시험 성적표처럼 봤습니다. 양성이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검색했고, EGFR·ALK·ROS1 중 무엇이 더 좋은지도 궁금했습니다. 결과에 순위를 매겨 앞으로를 예측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검사 결과를 ‘현재 제 암에서 확인된 특징’이라는 정보로 보고, 그것이 제 치료에서 어떤 의미인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과지를 받으면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 “어떤 변이가 확인됐나요?”
- “이 결과가 현재 치료 선택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 “이 결과 때문에 검토할 수 있는 치료가 달라지나요?”
- “추가로 확인해야 할 검사가 있나요?”
제가 알아야 할 것은 EGFR과 ALK 중 무엇이 더 좋은지가 아니라, 제게 확인된 결과가 현재 치료에서 어떤 의미인지였습니다.
마무리: 모르는 알파벳이 나와도 먼저 두려워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금도 모든 의학용어를 아는 것은 아니고, 앞으로도 모르는 용어를 계속 만날 것입니다. 치료는 진단 당시 확인한 정보 한 장으로 끝나지 않고 정기 검사로 상태를 확인하며 이어진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다음에 나올 수 있는 일을 미리 찾아 걱정하지는 않으려 합니다. 현재 확인된 정보로 현재 치료에 집중하고, 변화가 확인되면 그때 필요한 정보를 의료진과 다시 확인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EGFR·ALK·ROS1이 암호처럼 보이던 때를 지나, 지금은 “어떤 변이가 더 좋은가?”보다 “제 암에서는 어떤 변화가 확인됐고, 그것이 현재 제 치료에서 어떤 의미인가?”를 먼저 묻습니다. 이 글은 제 개인 경험이며 모든 환자에게 같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검사와 치료에 관한 판단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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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국가암정보센터, 암의 종류 > 비소세포폐암: https://www.cancer.go.kr/lay1/program/S1T211C223/cancer/view.do?cancer_seq=4061&menu_seq=20527140
- 국가암정보센터, 치료 > 항암화학요법 > 표적치료제: https://www.cancer.go.kr/lay1/S1T289C847/contents.do
작성자: 폐암 4기 진단 후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환자 본인입니다. 이 글은 의료진의 진단이나 치료 권고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작성자 정보
이 글은 폐암 진단 후 실제 치료 과정을 경험하고 있는 환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진단과 검사, 치료 과정에서 직접 겪고 느낀 내용을 기록하며, 같은 상황을 경험하는 분들에게 작은 참고가 될 수 있도록 개인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정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의료정보 안내
이 글은 작성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료진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암의 상태와 검사 방법, 치료 과정, 약물 복용 및 생활관리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개인의 진료와 치료에 관한 사항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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