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이 뼈로 전이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제가 가장 걱정한 것은 “계속 걸을 수 있을까”였습니다
폐암 4기 뼈 전이 진단 후 가장 두려웠던 것, 앞으로도 걸을 수 있을까
폐암 4기 진단 과정에서 뼈에도 전이가 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전이’라는 말 자체가 무서웠고, 새로운 뼈암이 하나 더 생긴 줄 알았습니다. 그 오해를 푼 과정은 앞선 글에 적었습니다.
그런데 전이의 의미를 이해하고 나자 제 걱정은 더 현실적인 곳으로 향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걸을 수 있을까?” 저에게는 이 질문이 뼈 전이라는 단어보다 더 두려웠습니다.
이 글은 통증이 심하지 않았던 폐암 4기 환자인 제가 왜 뼈 병변에 대한 방사선치료를 받게 됐고, 그 과정에서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달은 개인 경험입니다. 뼈 전이 환자가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설명하는 글이 아니며, 제가 받은 치료가 다른 분에게도 필요하다는 뜻도 아닙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 통증이 거의 없는데 왜 뼈 병변을 치료하느냐는 의문
- 척추와 대퇴골이라는 말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걷는 것’
- 방사선치료를 받으며 이해하게 된 치료의 이유
- 걷는 일이 다르게 느껴진 변화와 주의할 점
꼭 읽어 주세요. 이 글은 의료 전문가가 아닌 환자 한 사람의 경험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뼈 전이가 있는 경우 치료 여부, 횟수, 운동과 활동 범위는 병변의 위치와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반드시 담당 의료진에게 확인해 주세요.

뼈 전이가 있다고 했지만 당시 저는 심하게 아프지 않았습니다
저는 암이 심하면 많이 아플 것이고, 뼈에 전이됐다면 당연히 심한 통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 몸은 달랐습니다. 걸을 수 있었고 혼자 병원에 다녔으며 식사와 일상생활도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검사 결과가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졌고, 아픈 정도와 암의 상태가 비례할 것이라던 제 생각이 항상 맞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전이성 골종양 안내에도 가장 흔한 증상은 국소 부위 통증이지만 상당수 환자는 초기에 통증이 없어 간과되기 쉽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프지 않으면 괜찮다”거나 “조금 아프면 전이다”라고 판단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는 증상만으로 검사 결과를 미리 판단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제 질문은 “지금 아픈가?”에서 “이번 검사에서 무엇이 확인됐고 의료진은 그것을 어떻게 보는가?”로 바뀌었습니다.
척추와 대퇴골이라는 말을 듣자 가장 먼저 ‘걷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병변 부위는 척추 쪽 뼈와 대퇴골 부위입니다. 정확히 어느 척추의 어느 위치였는지, 병변의 크기와 범위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영상자료와 의료진의 판단에 속하는 내용이라 기억만으로 더 구체적으로 쓰지 않습니다.
다만 환자인 저에게는 ‘척추’와 ‘대퇴골’이라는 단어만으로 충분히 걱정스러웠습니다. 척추는 몸을 지탱하는 중심, 대퇴골은 서고 걸을 때 체중을 받치는 큰 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치료 방법보다 먼저 떠오른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내가 계속 걸을 수 있을까?”
진단 전까지 걷는 일은 의식조차 하지 않던 행동이었습니다.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에 가고, 버스를 타러 가고, 병원 안을 돌아다니고, 식사 후 산책하는 일을 특별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뼈가 약해지면 어떻게 하나, 혼자 병원에 갈 수 없게 되면 어떻게 하나,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보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너무 멀리까지 생각하고, 의료진이 말한 ‘가능성’을 반드시 제게 일어날 일처럼 받아들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걱정 자체는 현실적이었습니다. 저는 가족과 떨어져 한국에서 치료받으며 평소 혼자 병원에 다녔고, 버스로 병원에 갈 수 있는 것도 제가 걸어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에게 보행은 단순한 운동 문제가 아니라, 혼자 생활하고 병원에 다니며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가의 문제였습니다.
“아프지도 않은데 왜 치료해야 하지?”라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표적치료를 시작하고 약 4개월쯤 지났을 때, 담당 의사 선생님이 뼈 병변에 대해서도 방사선종양학과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의아했습니다. 아프지도 않은데 왜 지금 따로 치료해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때까지 제가 생각한 치료는 증상이 생기면 해결하는 방식에 가까웠습니다.
의료진의 설명은, 제 경우 현재 통증만이 아니라 병변의 위치와 앞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까지 함께 살펴본다는 것이었습니다. 척추 쪽 병변은 위치와 상태에 따라 신경과 관련된 문제를 살펴야 하고, 대퇴골처럼 체중을 지탱하는 긴 뼈의 병변은 상태에 따라 골절 위험도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국가암정보센터 안내에도 척추 전이에서 척수 신경이 압박될 수 있다는 점과 병적 골절이 설명되어 있고, 방사선치료는 통증 완화 등을 위해 쓰일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의료진이 위치에 따라 살펴보는 사항이라는 뜻이며, 제게 실제로 그런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척추나 대퇴골에 전이가 있다고 모든 환자가 저처럼 방사선치료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병변의 위치와 범위, 증상, 전신 상태, 받고 있는 다른 치료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치료를 진행했고, 그때 제가 한 가장 중요한 일은 인터넷에서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제 경우에는 왜 지금 이 치료를 고려하나요?”를 이해하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0회의 방사선치료를 받으며 치료의 이유를 이해했습니다
저는 뼈 병변에 대해 총 10회의 방사선치료를 받았습니다. 폐암 4기 진단 뒤 검사와 표적치료가 이어지는 중에 치료가 하나 더 추가되는 느낌이라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심한 통증을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영상검사와 병변 위치를 바탕으로 한 의료진의 설명에 따라 진행했다는 점이 제게는 중요했습니다.
10회라는 숫자는 제 치료계획에서 정해진 횟수일 뿐, 다른 분이 자신의 치료 횟수를 예상하는 데 참고할 숫자가 아닙니다. 치료 중 방사선이 지나가는 부위의 영향으로 한동안 음식을 삼키기 불편했던 것도 제 개인 경험입니다. 치료 과정과 불편함은 별도의 글에 자세히 적었으므로 여기서는 반복하지 않습니다.
치료를 받으며 ‘오늘도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몸 상태가 허락하는 날에는 걷는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입원 중에는 간호사 선생님들의 권유로 걷기 시작했고, 퇴원 후에는 식사 뒤 30~40분, 컨디션이 좋은 날은 약 3km를 걷기도 했습니다. 이는 당시 제 개인적인 생활 기록이며 다른 분께 권하는 시간이나 거리가 아닙니다. 걷기의 구체적인 과정은 다른 글에 적었습니다.
특히 뼈 전이가 있는 분은 병변의 위치와 뼈의 상태에 따라 활동 범위를 별도로 확인해야 할 수 있으므로 제 경험을 그대로 따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걷기가 암을 치료한다고도, 많이 걸으면 뼈 전이가 좋아진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뼈 병변이 있다면 무조건 많이 움직여도 되는지부터 의료진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에게 걷기는 치료가 아니라 제가 아직 유지하고 있는 일상의 일부였습니다. 그런데 뼈 병변 설명을 듣고 방사선치료를 경험한 뒤에는 ‘오늘도 내가 내 발로 걸을 수 있구나’라는, 예전에는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생각이 생겼습니다. 버스를 타러 가고 병원 복도를 걷고 식사 후 동네를 한 바퀴 도는 일이 이전에는 너무 평범했는데, 걷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한 번 하고 나니 다르게 보였습니다.
마무리: 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평범한 일상을 잃는 것이었습니다
폐암 4기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얼마나 살 수 있는지가 가장 두려웠고, 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새로운 암이 생긴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척추와 대퇴골 병변 설명을 들었을 때 걱정은 “앞으로도 계속 걸을 수 있을까?”로 바뀌었습니다. 대단한 일을 못 하게 될까 걱정한 것이 아니라, 혼자 일어나 걷고 버스를 타고 병원에 가고 산책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두 가지를 함께 배웠습니다. 하나는 통증이 심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뼈 병변의 중요성을 제가 스스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터넷에서 읽은 골절이나 척수압박 같은 가능성을 모두 제게 일어날 미래처럼 받아들일 필요도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검사에서 어디에 병변이 확인됐는지 듣고, 의료진이 왜 그 부위를 중요하게 보는지 이해하고, 필요한 치료와 추적검사를 이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뼈 전이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새 검사를 받을 때는 병변에 변화가 있을까 걱정되고, 몸에 이전과 다른 느낌이 생기면 신경이 쓰입니다. 그래도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제 미래로 미리 결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평범하게 걸을 수 있는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저는 뼈 전이라는 말을 듣고서야 알게 됐습니다.
이 글은 제 개인 경험이며 모든 환자에게 같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치료와 활동에 관한 판단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주세요.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참고자료
- 국가암정보센터, 암의 종류 > 전이성 골종양(증상·척추 전이·병적 골절·방사선치료): https://www.cancer.go.kr/lay1/program/S1T211C223/cancer/view.do?cancer_seq=4473465&menu_seq=4473481
- 국가암정보센터, 암의 종류 > 악성 골종양: https://www.cancer.go.kr/lay1/program/S1T211C223/cancer/view.do?cancer_seq=4421&menu_seq=4433
작성자: 폐암 4기 진단 후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환자 본인입니다. 이 글은 의료진의 진단이나 치료 권고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작성자 정보
이 글은 폐암 진단 후 실제 치료 과정을 경험하고 있는 환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진단과 검사, 치료 과정에서 직접 겪고 느낀 내용을 기록하며, 같은 상황을 경험하는 분들에게 작은 참고가 될 수 있도록 개인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정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의료정보 안내
이 글은 작성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료진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암의 상태와 검사 방법, 치료 과정, 약물 복용 및 생활관리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개인의 진료와 치료에 관한 사항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