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4기 환자가 다시 일을 생각할 때 몸 상태보다 먼저 따져 보게 된 것들, 감염 걱정부터 3개월 미국 진료 일정까지
폐암 4기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한 뒤 한동안은 앞으로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걱정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치료를 이어 가며 몸 상태를 비교적 잘 유지하게 되자 또 하나의 현실적인 질문이 생겼습니다.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을까, 시작한다면 무엇을 먼저 따져 봐야 할까 하는 질문입니다.
몸 상태만 보면 다시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생각해 보면 몸 상태 말고도 따져 볼 것이 많았습니다. 이 글은 일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제 생활과 치료 일정에서 어떤 문제를 만드는지 정리한 개인 기록입니다. 저는 의료인이 아니며, 폐암 환자가 일을 해도 되는지 판단하는 글이 아닙니다. 일과 암의 진행을 단순하게 연결할 수 없다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 몸 상태가 좋아도 “예전처럼”이 조심스러운 이유
- 사람 많은 곳과 감염에 대한 걱정
- 하루 8시간 근무와 지금의 생활 루틴
- 3개월마다 미국 진료를 받는 일정이 ‘근무 조건’이 되는 점
- 시작하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고 싶은 것
꼭 읽어 주세요. 이 글은 환자 한 사람의 경험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치료 중 근무 가능 여부, 근무 시간, 감염 예방 방법은 치료 방법과 몸 상태에 따라 사람마다 다릅니다.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서 정해 주세요.
몸 상태가 좋아도 예전처럼 살기는 조심스럽습니다
치료를 받으면서 몸 상태를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걷고 하루 세 끼를 챙겨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하지만 몸이 좋아졌다고 마음까지 예전으로 돌아온 것은 아닙니다.
진단 전에는 일을 해야 하면 일을 했고, 친구와 약속을 잡았고, 밖에서 식사를 하고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것도 특별히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외식을 해도 괜찮을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야 한다면 감기 같은 호흡기 감염에 걸리지 않을지를 한 번 더 생각합니다. 폐암 환자라는 사실 때문에 폐렴에 대한 걱정이 큽니다. 물론 사람이 많은 곳에 간다고 반드시 감염되는 것도 아니고, 모든 폐암 환자가 같은 위험을 가진 것도 아닙니다. 다만 제 입장에서는 예전처럼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하기가 어렵습니다.
국가암정보센터 생활백서의 감염 예방 안내에는 사람이 많이 모인 곳(대기실, 백화점 등)을 피하고, 식사 전과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으며, 감기나 염증성 질병이 있는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다만 이 안내는 항암화학요법으로 백혈구가 줄어든 환자를 중심으로 쓰였고 수정일도 오래되었습니다. 저는 표적치료를 받고 있으므로 이 내용이 제게 그대로 해당한다고 말할 수는 없고, 어떤 점을 얼마나 조심해야 하는지는 담당 의료진에게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걸리는 것은 하루 8시간이 아니라 지금의 생활이 유지될 수 있는지입니다
현재 몸 상태만 생각하면 하루 8시간 근무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계속 감당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치료를 받으면서 제 생활에는 일정한 루틴이 생겼습니다. 아침과 저녁에 걷고, 하루 세 끼를 가능한 한 규칙적으로 챙깁니다. 이런 생활이 암을 치료하거나 재발을 막아 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치료를 받는 동안 몸 상태를 살피고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제가 선택한 방식입니다.
지금은 식사와 걷는 시간을 제 일정에 맞춰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출근을 하면 아침 준비 시간과 업무 시간이 정해지고, 퇴근 후에는 피로가 쌓일 수도 있습니다. 식사 시간도 업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론 직장생활을 한다고 반드시 식사를 거르거나 운동을 못 하게 되는 것은 아니고, 근무 환경과 업무량에 따라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생활 전체가 갑자기 달라졌을 때 몸이 어떻게 반응할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피곤한 날 몸 상태를 해석하는 방법은 피로에 관한 글에, 걷기에 관한 생각은 걷기에 관한 글에 적었습니다.
3개월마다 미국에 가는 일정이 ‘근무 조건’이 됩니다
저는 한국에서 치료와 검사를 받으면서 약 3개월마다 미국에 가서 암 전문의를 만납니다. 미국에서는 한국에서 받은 영상검사와 혈액검사 자료를 보여 주고 진료를 받으며, 지금 복용하는 타그리소는 미국 건강보험을 통해 처방받아 구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3개월마다 미국에 다녀오는 일정은 제 치료와 약 처방에 연결된 중요한 일정입니다. 이동 준비는 이동 준비에 관한 글에, 미국 진료를 받는 이유는 미국 진료에 관한 글에 적었습니다.
다시 일을 시작한다면 이 일정은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일을 오래 해 온 저는 생산 일정과 납기가 한 사람의 사정만으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담당자가 자리를 비우는 일정은 회사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일을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업무 내용과 근무 조건을 먼저 봤다면, 지금은 치료 일정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조건이 됐습니다. 외래 진료일을 같은 달로 모으려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 따져 보는 것 | 지금의 생활 | 일을 시작하면 달라질 수 있는 점 |
|---|---|---|
| 걷기와 식사 | 제 일정에 맞춰 조절 | 출근 시간과 업무 상황에 맞춰야 할 수 있음 |
| 피로 | 피곤하면 쉬고 일정을 줄임 | 쉬기 어려운 시간대가 생길 수 있음 |
| 사람 많은 곳과 감염 | 외출과 만남을 조절 | 정해진 장소와 사람들 속에서 지내야 할 수 있음 |
| 외래 진료와 검사 | 일정을 같은 달로 모으려고 노력 | 진료일마다 자리를 비워야 할 수 있음 |
| 3개월마다 미국 진료 | 이동 전후 여유 있게 준비 | 정기적인 장기 부재를 조율해야 함 |
다시 일하고 싶은 마음과 수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 함께 있습니다
저는 다시 일하고 싶은 이유를 단순한 그리움으로만 설명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해 온 일을 다시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생활을 위해 수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도 있습니다.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생활비는 필요하고, 가족은 미국에 있습니다. 이 고민은 긍정적인 생각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수입이 필요한 상황과 치료를 받는 환자라는 사실이 모두 제 생활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두려운 것은 업무 자체가 아닙니다. 오랫동안 해 온 일이라면 시도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마음이 무거워지는 이유는 지금의 건강 상태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불안입니다. 이것은 일을 하면 암이 악화될 것이라고 믿어서가 아닙니다. 이미 한 번 폐암 4기 진단을 경험했기 때문에 지금의 안정적인 생활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있고, 그래서 그 균형이 달라지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일에 대한 기준이 달라진 과정은 다시 일을 생각하게 됐을 때에 관한 글에 적었으므로 여기서는 반복하지 않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고 싶은 것
일을 시작한다면 저는 담당 의료진과 근무에 따른 신체적 부담과 주의사항을 먼저 상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암정보센터도 몸 상태가 허락하는 범위에서 무리가 되지 않는 사회생활을 하고, 평소 하던 일은 가능한 한 스스로 하라고 안내합니다. 상의하고 싶은 질문은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 지금의 치료와 몸 상태에서 하루 몇 시간 정도의 근무가 무리가 되지 않을지
- 사람이 많은 환경에서 특별히 조심해야 할 점이 있는지
- 피로나 평소와 다른 변화가 생겼을 때 어떻게 알려야 하는지
- 외래 진료와 검사 일정을 근무와 어떻게 조율하면 좋을지
이 질문들은 진료 때 물어볼 것을 휴대전화에 적어 가는 습관과 같은 방식으로 정리해 두고 싶은 내용입니다. 병원 준비 방법은 병원 준비 습관에 관한 글에 적었습니다.
마무리: 두려움이 사라져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지금 아직 일을 시작하지 않은 채 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오랫동안 해 온 일에서 제 경험을 살리고 싶은 마음은 분명합니다. 동시에 감염 걱정, 생활 루틴, 3개월마다의 미국 진료 일정, 건강 상태에 대한 불안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두려움이 모두 사라져야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두려움을 이유로 시도 자체를 처음부터 포기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지금 제가 원하는 것은 무리해서 예전의 생활을 되찾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이어 가면서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시 시작하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이 글은 제 개인 경험이며 모든 환자에게 같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치료 중 일을 해도 되는지, 어떤 조건이 맞는지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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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국가암정보센터, 암환자 생활백서 > 마음가짐 > 마음가짐과 생활태도: https://cancer.go.kr/lay1/S1T327C328/contents.do
- 국가암정보센터, 암환자 증상관리 > 감염 > 예방(항암화학요법 환자 대상, 최종수정 2013년 2월): https://www.cancer.go.kr/lay1/S1T435C438/contents.do
작성자: 폐암 4기 진단 후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환자 본인입니다. 이 글은 의료진의 진단이나 치료 권고, 전문 상담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작성자 정보
이 글은 폐암 진단 후 실제 치료 과정을 경험하고 있는 환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진단과 검사, 치료 과정에서 직접 겪고 느낀 내용을 기록하며, 같은 상황을 경험하는 분들에게 작은 참고가 될 수 있도록 개인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정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의료정보 안내
이 글은 작성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료진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암의 상태와 검사 방법, 치료 과정, 약물 복용 및 생활관리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개인의 진료와 치료에 관한 사항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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