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4기 진단 후 매일 걸었습니다, 그런데 걷는 동안 암 생각은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폐암 4기라는 말을 들은 뒤 제가 가장 먼저 바꾸려고 했던 것 중 하나가 걷기였습니다.
처음부터 운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서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암 진단을 받고 나니 체력이 더 떨어지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잘 먹고, 잘 자고, 몸을 움직이면서 생활 리듬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원해 있을 때도 간호사분들이 식사 후 걸어보라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있을 때부터 가능한 범위에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퇴원하고 형님 집에서 생활하게 된 뒤에도 걷기는 계속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걷기는 제게 단순한 운동만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하루 종일 암만 생각하지 않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걸으면서 폐암 관련 영상을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유튜브를 보기도 하고 드라마를 보기도 했습니다.
몸은 걷고 있었지만 머릿속에서는 잠시 암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폐암 진단 후 제가 가장 먼저 만들려고 했던 것은 생활 리듬이었습니다
폐암 4기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제 머릿속에는 정말 많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나간 뒤에는 인터넷에서 폐암 4기 생존기간과 생존율을 찾아봤습니다.
검사 결과도 기다려야 했고 앞으로 어떤 치료를 받게 될지도 몰랐습니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인터넷만 검색하면서 지낼 수는 없었습니다.
제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했습니다.
그때 제가 정한 것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잘 먹고, 잘 자고, 걷자.
저에게는 이 세 가지가 가장 현실적이었습니다.
잠은 가능하면 밤 10시쯤 자려고 했습니다. 아침에는 7시 전에 일어나 식사를 챙겨 먹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걷는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입원 중에는 매 끼니를 먹은 뒤 가능한 경우 30~40분 정도 걷기도 했습니다. 퇴원 후에는 아침과 저녁에 걷는 생활을 이어갔고, 제가 기억하는 거리로는 한 번에 약 3km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읽는 다른 암 환자에게 **“하루에 몇 km를 걸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저는 실제로 뼈 전이가 있었고 이후 척추와 대퇴골 부위에 방사선치료도 받았습니다.
따라서 운동량이나 운동 종류를 제가 다른 환자에게 정해줄 수는 없습니다.
공식적인 암 환자 운동 정보에서도 개인의 현재 체력과 치료 상태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뼈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다른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운동을 시작하거나 강도를 높이기 전에 의료진의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운동량이 아니라 생활을 다시 일정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암 진단 후에는 검사 날짜와 병원 예약, 약 먹는 시간이 하루를 지배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저에게 걷기는 그 사이에 제가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침을 먹으면 걷고, 저녁을 먹으면 다시 걷는 것.
단순한 일이었지만 그 반복이 제 하루에 일정한 리듬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처음에는 형님과 함께 걸었고, 지금은 혼자 걷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치료하기로 결정한 뒤에는 형님 집에서 지냈습니다.
다행히 형님 집에서 병원까지도 버스를 타고 통원하기에 크게 부담되지 않는 거리였습니다.
처음 걷기 시작했을 때는 형님이 같이 걸어주셨습니다.
암 진단을 받은 동생이 혼자 걷는 것이 마음에 걸리셨는지 함께 걸어주셨습니다.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누군가 옆에서 같이 걸어주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함께 걸을 수는 없었습니다.
형님의 허리가 아파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부터는 주로 혼자 걷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혼자 걸으면 암에 대한 생각이 더 많아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이 걸으면서 다른 것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유튜브도 보고 드라마도 봤습니다.
물론 걸을 때는 주변을 살피고 안전에 신경 써야 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화면을 보면서 걸으라고 권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그렇게 했던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잡생각을 줄이고 싶었습니다.
암 진단을 받고 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 생각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다음 검사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약은 잘 듣고 있을까.
다른 곳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얼마나 치료해야 할까.
가족은 어떻게 해야 할까.
치료비는 얼마나 더 필요할까.
하나의 걱정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걱정이 이어졌습니다.
그런 생각을 계속한다고 해서 검사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걷는 시간만이라도 다른 이야기를 보고 웃기도 하고 드라마의 다음 장면을 궁금해하면서 보내려고 했습니다.
저에게 걷기는 암을 생각하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암 생각에서 잠깐 떨어져 있기 위한 시간이 됐습니다.
지금도 걷지만, 걷기가 제 치료를 대신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치료를 시작한 뒤 제 몸 상태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타그리소를 복용하면서 매달 병원에서 피검사와 X-ray를 받았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흉수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고 담당의 선생님도 치료 반응을 확인해주셨습니다.
뼈 전이 부위에는 방사선치료도 받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체력도 처음보다 좋아졌고 통증도 많이 줄었습니다.
지금은 체중도 약 86kg 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매일 걸었기 때문에 암 치료 결과가 좋아졌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걷기는 제가 받은 폐암 치료가 아닙니다.
제가 받은 치료는 담당 의료진이 제 상태와 검사 결과를 보고 결정한 표적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 등이었습니다.
걷기는 그 치료를 받으면서 제가 생활 속에서 이어온 습관입니다.
이 두 가지를 혼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암정보센터는 암생존자의 규칙적인 운동이 체력과 피로, 삶의 질 관리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안내하면서도 자신의 체력에 맞는 강도를 선택하도록 설명하고 있습니다. 운동 중 통증이나 불편감이 생기면 중단하고 필요하면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는 안내도 있습니다.
특히 저처럼 뼈 전이를 경험한 환자라면 다른 사람이 몇 km를 걸었다는 이야기만 보고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 제가 아침저녁으로 약 3km를 걸었다는 것은 운동 권장량이 아니라 제 개인적인 기록입니다.
누군가는 10분 걷는 것이 적당할 수 있고 누군가는 의료진에게 운동 제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는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중요한 것은 거리를 채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늘도 밖으로 나가 걷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그 평범한 행동을 계속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제 걷기는 제가 암 환자라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처음 걷기를 시작했을 때는 분명 암 진단이 계기였습니다.
체력이 떨어지면 안 될 것 같았고 몸을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걷는 이유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형님이 함께 걸어주셨습니다.
지금은 혼자 걷습니다.
처음에는 머릿속에 폐암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지금은 유튜브도 보고 드라마도 보면서 그냥 걷습니다.
그 변화가 저는 좋습니다.
현재도 저는 정기적으로 병원에 갑니다.
CT Chest Study와 CT Abdomen+Pelvis, 피검사와 X-ray를 받고, 필요에 따라 뇌 MRI와 뼈 관련 검사도 받고 있습니다.
밤 10시가 되면 제가 정해놓은 시간에 타그리소도 복용합니다.
그러니 제 생활에서 암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하루 전체가 암으로만 채워져 있지는 않습니다.
걷는 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에게 걷기는 ‘폐암 환자가 해야 하는 숙제’가 아니라 평범한 하루를 유지하는 생활 중 하나가 됐습니다.
아침을 먹고 걷습니다.
저녁을 먹고 다시 걷습니다.
어떤 날은 몸이 가볍고 어떤 날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리해서 정해진 거리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몸 상태를 살피면서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폐암 진단을 처음 받았던 저에게 지금 돌아가 한마디를 해줄 수 있다면 아마 제가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던 것과 같은 말을 할 것 같습니다.
잘 먹고, 잘 자고,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몸을 움직이면서 너무 많은 걱정에 하루를 빼앗기지 말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다른 환자에게 드리는 치료 방법이 아닙니다.
폐암 4기 진단 후 제가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선택했던 방법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저는 걷고 있습니다.
암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잠시 암 생각을 하지 않고 제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서입니다.
작성자 정보
이 글은 폐암 진단 후 실제 치료 과정을 경험하고 있는 환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진단과 검사, 치료 과정에서 직접 겪고 느낀 내용을 기록하며, 같은 상황을 경험하는 분들에게 작은 참고가 될 수 있도록 개인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정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의료정보 안내
이 글은 작성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료진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암의 상태와 검사 방법, 치료 과정, 약물 복용 및 생활관리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개인의 진료와 치료에 관한 사항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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