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뒤에 다시 봅시다” 폐암 4기 환자인 제게 그 말이 특별했던 이유

폐암 4기라는 말을 처음 들었던 날, 제가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는 인터넷 검색이었습니다.
폐암 4기 생존기간, 생존율, 전이, 치료 가능성 같은 단어를 계속 검색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진료실을 나간 뒤에도 머릿속에는 여러 생각이 한꺼번에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몇 달 뒤의 생활을 생각하기보다 당장 앞으로 어떻게 될지가 궁금했습니다.
그런 제가 지금은 3개월마다 병원에 갑니다.
병원에 자주 가지 않는 것이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이 될 줄은 예전에는 몰랐습니다. 저에게 3개월이라는 시간은 단순한 진료 간격이 아닙니다.
처음 매달 병원을 다니던 시기를 지나 담당의에게 **“3개월 뒤에 다시 봅시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그 말을 아주 특별하게 받아들였습니다.
물론 의사 선생님이 저에게 완치됐다고 말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순간의 저에게는 마치 아주 좋은 말을 들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매달 검사 결과를 확인하며 한 달씩 살았습니다
제가 폐암 4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 과정은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한국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뒤 폐에 물이 차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고, 이후 상급병원에서 흉수를 빼고 여러 검사를 받았습니다. 흉수에서 암세포가 확인됐다는 설명을 들었고, 다른 병원으로 옮겨 PET-CT와 조직검사를 받았습니다.
조직검사 결과는 비소세포폐암 선암이었습니다.
그 뒤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고, Guardant360 검사에서 EGFR Exon 19 변이가 확인됐습니다. 그 결과를 들은 날부터 타그리소 80mg을 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폐암 4기라는 말을 들었을 때도 울지 않았던 제가 EGFR 변이가 발견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눈물이 났습니다. 표적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당시 저에게는 그만큼 크게 다가왔습니다.
치료를 시작한 뒤 약 5개월 동안은 매달 병원에 갔습니다.
갈 때마다 피검사를 하고 X-ray를 찍었습니다.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날이 다가오면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결과가 신경 쓰였습니다.
다행히 매달 찍은 X-ray에서는 제가 보기에도 폐에 차 있던 물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담당의 선생님도 흉수가 감소하는 것을 보며 약이 잘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설명해주셨습니다.
저에게는 그 변화가 무척 중요했습니다.
한 달 전 사진과 이번 달 사진을 비교하면서 조금이라도 좋아진 모습을 확인하는 일이 희망이 됐습니다.
의학적으로 영상검사는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국가암정보센터에서도 CT는 인체 내부 구조를 단면이나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하여 병변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데 활용되는 검사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였던 저에게 검사는 그런 의학적인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검사 결과를 볼 때마다 **‘이번 달에도 치료를 계속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가장 두려웠던 PET-CT가 나중에는 큰 희망을 주었습니다
제가 가장 긴장했던 검사를 하나 꼽으라면 PET-CT입니다.
처음 PET-CT를 받을 때는 다른 곳으로 암이 전이되지 않았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이미 상황이 좋지 않을 가능성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검사 결과를 듣기 전부터 가족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혹시 전이가 확인되더라도 너무 낙담하지 말자고 했습니다. 좋은 약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보자고 오히려 제가 가족을 안심시키려고 했습니다.
실제로 처음 검사에서는 다른 부위의 병변과 뼈 전이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 후 타그리소 치료를 계속했고, 약 4개월 무렵에는 담당의의 권유로 척추와 대퇴골의 뼈 전이 부위에 방사선치료도 받았습니다. 총 12회였습니다.
그리고 타그리소를 복용한 지 약 5개월이 됐을 무렵 다시 PET-CT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를 확인하던 순간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제가 영상을 보면서 느끼기에는 이전 검사에서 밝게 보였던 부분들이 전과는 상당히 다르게 보였습니다. 당시 제 눈에는 암의 활동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물론 제가 영상을 판독할 수 있는 의사는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도 그때의 영상을 보고 **“암이 모두 사라졌다”거나 “완치됐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환자인 제가 그 결과를 보면서 느낀 감정은 분명했습니다.
정말 기적 같았습니다.
폐암 4기라는 말을 들은 뒤 인터넷에서 생존기간을 검색하던 때와 비교하면 제 마음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무렵 담당의 선생님에게 앞으로는 3개월 뒤에 다시 만나자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한마디가 이상할 정도로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지금은 3개월마다 병원에 가는 것이 행복합니다
현재 저는 3개월 정도의 간격으로 병원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제가 실제로 받고 있는 일정은 CT Chest Study, CT Abdomen+Pelvis, 피검사와 X-ray를 먼저 하고, 약 일주일 뒤 담당의 외래진료를 받는 방식입니다. 뇌 MRI와 전신 뼈검사도 필요에 따라 중간중간 받고 있습니다.
다른 진료 일정도 이전보다 길어졌습니다.
내분비내과에서 받는 골다공증 관련 주사는 처음 약 1년 동안 매달 맞았지만 이후에는 3개월 간격으로 바뀌었습니다. 담당의 진료도 6개월에 한 번으로 바뀌었고 방사선과 역시 6개월 정도의 간격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 일정은 어디까지나 현재 제 상태를 보고 의료진이 정해준 저의 검사와 진료 일정입니다. 폐암 환자라면 누구나 3개월마다 같은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검사 종류와 간격은 환자의 병기와 치료방법, 치료 반응, 몸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담당 의료진의 판단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중요한 것은 숫자 자체보다 그 숫자가 제 마음에서 갖는 의미입니다.
처음에는 한 달 뒤 결과도 무서웠습니다.
검사를 받을 때마다 혹시 새로운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을지 걱정했습니다. 특히 PET-CT 결과를 기다릴 때의 긴장감은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3개월에 한 번 병원에 간다는 사실이 행복합니다.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이 저에게는 평범한 일상을 되찾는 시간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아침을 먹고 걷고, 저녁이 되면 다시 걷습니다. 밤 10시가 되면 잊지 않으려고 정해놓은 시간에 타그리소를 복용하고 잠자리에 듭니다.
미국에 있는 가족과도 거의 매일 화상통화를 합니다.
예전에는 하루의 중심에 ‘암’이 있었다면 지금은 조금씩 그 자리에 평범한 생활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완치라는 말을 들은 것은 아니지만 저는 앞으로를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폐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입니다.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도 있고 정기적인 검사도 계속 받고 있습니다. 피부 문제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제 상태를 제가 임의로 완치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분명히 달라진 것이 있습니다.
폐암 4기라는 말을 들었던 날에는 인터넷에서 생존기간과 생존율을 찾아봤습니다. 얼마나 살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그런 검색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미국에 있는 가족에게 돌아갈 생각을 합니다.
가족과 오랫동안 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몸을 많이 사용하는 일은 아직 부담스럽지만 다시 무언가를 열심히 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제가 겪은 이야기를 블로그에 하나씩 기록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정보만세에 폐암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제가 살아가는 평범한 하루를 쓰고 싶습니다.
“오늘은 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런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을 쓰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저에게 **“3개월 뒤에 다시 봅시다”**라는 말이 특별했던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말은 완치 판정도 아니었고 치료가 끝났다는 뜻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폐암 4기라는 말을 듣고 하루하루 결과를 걱정하던 저에게는 다시 앞으로의 시간을 생각해도 된다는 희망처럼 들렸습니다.
지금도 저는 다음 검사를 받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언제나 담당 의료진과 함께 확인합니다.
다만 예전과 다른 것이 하나 있다면, 이제 저는 다음 검사 날짜만 기다리면서 살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사이에 있는 3개월을 제 생활로 채우면서 살고 있습니다.
작성자 정보
이 글은 폐암 진단 후 실제 치료 과정을 경험하고 있는 환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진단과 검사, 치료 과정에서 직접 겪고 느낀 내용을 기록하며, 같은 상황을 경험하는 분들에게 작은 참고가 될 수 있도록 개인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정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의료정보 안내
이 글은 작성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료진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암의 상태와 검사 방법, 치료 과정, 약물 복용 및 생활관리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개인의 진료와 치료에 관한 사항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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