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그리소 복용 일상 후기, 첫 한 알 다음 날부터 시작된 매일 복용과 매달 병원 방문
타그리소 복용 일상 후기, 첫 한 알 다음 날부터 시작된 매일 복용과 매달 병원 방문
2025년 4월 15일 타그리소 80mg을 처음 받은 날은 아직도 기억합니다. 추가 유전자검사에서 EGFR Exon 19 변이가 확인됐다는 설명을 들었고, 담당 의료진과 상담한 뒤 타그리소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약 상자를 받아 들면서 정말 ‘금덩어리 같다’고 생각했고, 그날 첫 한 알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앞선 글에서 자세히 기록했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반복하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 제가 기록하고 싶은 것은 그다음 날부터 시작된 생활입니다.
첫날에는 모든 것이 특별했습니다. 약 상자를 여는 것도, 한 알을 꺼내는 행동도, 물과 함께 약을 삼키는 순간도 ‘이제 정말 치료를 시작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특별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이 되자 다시 약을 먹어야 했고, 그다음 날에도 먹었습니다. 며칠이 지나면서 처음에는 그렇게 특별하게 느껴졌던 한 알이 ‘오늘도 먹어야 하는 약’으로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폐암 치료가 첫 한 알을 먹는 순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약을 먹고 몸의 변화를 살피며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니는 생활로 이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 첫날의 특별함이 ‘오늘도 먹어야 하는 약’으로 바뀌어간 과정
- 치료 초기 약 3주 동안의 몸의 변화를 어떻게 기록하고 받아들였는지
- 매일 복용과 매달 병원 방문이 만든 치료 생활
- 밤 10시 복용을 제 생활 습관으로 정하게 된 이유
이 글은 폐암 환자인 제 개인적인 경험을 기록한 것이며, 복용 방법이나 이상반응 대처에 대한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약을 복용하며 새로운 증상이 생기거나 복용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첫날에는 특별했던 한 알이 며칠 뒤에는 ‘오늘도 먹어야 하는 약’이 됐습니다
첫 타그리소를 먹었던 날에는 작은 약 한 알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던 것 같습니다. 폐암 4기라는 말을 들은 뒤 조직검사를 받았고, 비소세포폐암 선암이라는 병리 결과를 들었으며, 유전자검사가 이어졌습니다. 처음 검사에서는 치료와 바로 연결할 변이를 찾지 못했다는 설명을 들었고, 추가 검사를 선택한 뒤 다시 결과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 과정을 거쳐 EGFR Exon 19 변이가 확인됐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처음으로 제 치료에 사용할 구체적인 약이 정해졌기 때문에 첫날에는 약 한 알을 먹는 행동 자체가 특별했습니다.
그런데 치료는 첫날의 감정만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음 날이 되자 다시 약을 먹어야 했고, 처음에는 약 상자를 열 때마다 ‘내가 항암치료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행동도 조금씩 익숙해졌습니다. 제가 암에 걸리기 전 생각했던 항암치료는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오랫동안 병원에 머무는 모습이었는데, 제가 시작한 치료는 작은 알약을 매일 복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약을 먹고 나면 다시 평소 생활로 돌아갔고, 매일 병원에 가는 것도 아니었으며, 약을 먹었다고 해서 그 순간 눈에 보이는 특별한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였지만 저에게는 달랐습니다. 폐암 진단 전에는 하루가 그냥 지나갔다면, 치료를 시작한 뒤부터는 하루 안에 ‘오늘도 약을 먹었다’는 일이 하나 더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쌓이면서 타그리소는 처음 손에 들었던 비싼 항암제에서 제가 매일 복용하는 치료의 일부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치료 초기 약 3주 동안 몸에서 나타난 변화를 과장하지 않고 기록했습니다
첫 한 알을 먹은 직후 몸에서 특별한 변화가 나타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치료를 시작했다는 안도감 때문에 몸이 조금 좋아진 것처럼 느껴진 순간도 있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것을 실제 치료 효과가 바로 나타난 것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변화는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나타났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치료 초기 약 3주 동안 손가락과 발가락 주변 피부가 갈라지고 벗겨졌고, 설사도 경험했습니다. 설사는 별도의 약을 복용해야 할 정도로 심하지 않았고 생활을 전혀 할 수 없을 정도도 아니어서, 저는 제 몸의 상태를 살펴보면서 처방받은 치료를 계속했습니다. 이 변화들은 앞선 글에도 간단히 기록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자세히 반복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 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공식적인 이상반응 목록을 길게 옮겨 적는 것이 아닙니다. FDA 처방정보에는 설사, 발진, 피부 건조, 손발톱 변화 등이 흔한 이상반응으로 소개되어 있지만, 저는 공식 자료에 적힌 모든 이상반응을 경험한 것이 아닙니다. 제가 분명하게 기억하는 초기 변화는 손가락과 발가락 주변 피부가 갈라지고 벗겨진 것과 설사였고, 그래서 제가 경험하지 않은 증상까지 가져와 마치 모두 겪었던 것처럼 적지는 않습니다. 제가 설사를 비교적 심하지 않게 경험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같은 정도로 나타난다는 뜻은 아니며, 반대로 공식 정보에 알려진 이상반응이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나타난다는 뜻도 아닙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약을 임의로 끊거나 복용량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증상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하는지, 용량을 조절해야 하는지는 증상의 종류와 정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제 경험을 기준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의료진과 상의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는 약을 먹는 것 자체가 치료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변화를 경험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약을 먹으면서 평소와 다른 변화가 생기는지를 살펴보는 것까지 제 치료 생활의 일부가 됐습니다. 암 진단 전이었다면 피부가 조금 갈라져도 건조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쳤겠지만, 치료를 시작한 뒤에는 작은 변화가 나타날 때마다 ‘이것도 약을 먹기 시작한 뒤 생긴 변화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매일 약을 먹는 생활에 한 달에 한 번 병원에 가는 일정도 들어왔습니다
타그리소를 시작하고 나니 제 치료 생활에는 두 가지 반복이 생겼습니다. 하나는 매일 약을 먹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치료 초기 약 5개월 동안은 매달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병원에 가면 혈액검사를 받았고 흉부 X-ray도 촬영했으며, 담당 의사 선생님과 검사 결과를 확인하면서 치료를 계속했습니다. 폐암 진단 전에도 혈액검사나 X-ray를 받아본 적은 있었지만 치료를 시작한 뒤에는 같은 검사도 전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예전에는 결과가 정상인지 아닌지만 확인했다면, 이제는 치료를 받으면서 제 상태가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저는 폐암 진단 초기에 흉수가 있었고 실제로 흉수를 배액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흉부 X-ray를 볼 때마다 그 부분이 자연스럽게 신경 쓰였습니다. 병원에 갈 때마다 영상을 보면서 이전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고, 제가 보기에는 흉수가 이전보다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졌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영상을 보고 느꼈던 인상과 의료진이 치료 반응을 평가하는 것은 분명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제가 X-ray를 보면서 ‘전보다 달라 보인다’고 느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치료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치료 반응에 대한 의학적인 평가는 의료진이 필요한 검사 결과와 환자의 상태를 종합해서 판단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약 5개월 정도가 지난 뒤에는 PET-CT도 다시 받았는데, 그때 영상을 보며 느꼈던 변화와 감정은 PET-CT 글에 따로 기록했습니다.
이 글에서 중요한 것은 검사 결과 하나하나가 아닙니다. 매일 약을 먹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병원에 가서 제 상태를 확인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다음 날 약을 먹는 반복 자체가 제 치료 생활이 됐다는 것입니다. 첫 한 알을 먹었던 순간처럼 극적인 장면은 아니었고 오히려 특별할 것 없는 날들이 반복됐지만, 지금 돌아보면 바로 그 반복이 제가 실제로 경험한 폐암 치료 생활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약을 먹는 시간이 특별했지만 지금은 밤 10시가 제 생활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치료가 길어지면서 약을 먹는 행동도 점점 생활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현재 저는 개인적으로 밤 10시를 타그리소 복용 시간으로 정해두고 있습니다. 밤에 먹으면 치료 효과가 더 좋아진다는 의미가 아니며 의료적인 이유로 선택한 시간도 아닙니다. 제 생활 패턴에서 매일 같은 시간에 기억하기 편해서 정한 시간입니다. 복용 시간은 담당 의료진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 맞습니다.
처음에는 약을 먹는 순간마다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 약이 나에게 어떻게 작용할까?’ ‘앞으로 얼마나 오래 먹게 될까?’ ‘다음 검사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약 한 알을 꺼내면서도 여러 생각이 따라왔습니다. 그런데 하루, 일주일, 한 달이 지나면서 약을 먹는 행동 자체는 점점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이제 밤 10시가 가까워지면 약을 생각하게 되고, 복용한 뒤 다시 제 일상을 이어갑니다. 저만의 생각도 하나 생겼습니다. 잠들기 전에 약을 먹으면 제가 자는 동안에도 치료가 계속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조금 편했습니다. 이것은 의학적인 근거가 아니라 제가 약을 꾸준히 복용하기 위해 만든 개인적인 생각이며 다른 환자에게 밤에 복용하라고 권하는 것도 아닙니다.
처음에는 큰 약값 때문에 약 상자 자체를 조심스럽게 바라봤지만, 이제는 약을 복용하는 행동이 양치하거나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는 것처럼 하루의 흐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렇다고 폐암 4기라는 현실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약을 매일 먹는다고 걱정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정기검사를 앞두면 여전히 결과가 신경 쓰입니다. 그럼에도 처음 치료를 시작했던 때와 지금은 분명히 다릅니다. 처음에는 치료가 특별한 사건이었고, 지금은 치료와 함께 생활하는 방법을 조금씩 익혀가는 과정이 됐습니다.
첫 한 알은 몇 초 만에 삼켰지만 그다음 날부터 시작된 생활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각각의 경험을 따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EGFR Exon 19 결과를 듣고 처음 눈물을 흘렸던 날, 첫 타그리소를 받아 들고 ‘금덩어리 같다’고 생각했던 날, 그리고 건강보험과 산정특례를 알게 된 과정은 각각 별도의 글로 남겼습니다. 그렇다면 이 글에는 무엇을 남겨야 할까 생각했고, 제 답은 첫날 이후의 평범한 날들이었습니다.
첫 한 알은 몇 초 만에 삼켰지만 다음 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약을 먹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손가락과 발가락 주변 피부가 갈라지고 벗겨졌고 설사도 경험했습니다. 매달 병원에 가서 혈액검사를 받고 흉부 X-ray를 촬영했으며 담당 의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은 뒤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다음 날이 되면 다시 약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치료는 한 번의 특별한 사건에서 반복되는 생활로 바뀌었습니다.
처음 약을 먹던 날에는 앞으로 제 생활이 어떻게 달라질지 알지 못했습니다. 제가 알았던 것은 단 하나였습니다. “이제 정말 치료를 시작하는구나.” 지금은 그 문장의 의미를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치료를 시작한다는 것은 첫 약 한 알을 먹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에도 약을 먹는 것, 몸에서 이전과 다른 변화가 나타나는지 살펴보는 것,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제 상태를 확인하는 것, 검사 결과가 걱정되더라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까지 모두 포함된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제가 ‘타그리소 복용을 시작한 날’을 다시 떠올리면 첫 한 알보다 오히려 그다음 날들이 더 오래 남습니다. 제게 폐암 치료는 특별한 하루가 아니라 치료와 함께 살아가는 매일의 생활이 됐습니다.
참고자료
국가암정보센터: https://www.cancer.go.kr
FDA, TAGRISSO(osimertinib) 처방정보(Prescribing Information): https://www.accessdata.fda.gov/drugsatfda_docs/label/2026/208065s035s036lbl.pdf
작성자 정보
이 글은 폐암 진단 후 실제 치료 과정을 경험하고 있는 환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진단과 검사, 치료 과정에서 직접 겪고 느낀 내용을 기록하며, 같은 상황을 경험하는 분들에게 작은 참고가 될 수 있도록 개인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정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의료정보 안내
이 글은 작성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료진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암의 상태와 검사 방법, 치료 과정, 약물 복용 및 생활관리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개인의 진료와 치료에 관한 사항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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